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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7

우리 여기 꼭 다시 오자, 해남 문가든 "하..." 겨우 여기까지 왔다. 문가든의 정원을 보는 순간 어깨가 턱 내려앉는 허탈함과 피로감이 함께 몰려들었다. 새벽 다섯시에 번개같이 일어나 여섯시에 칼같이 출발했다. 그러나 평일 아침의 수도권의 도로는 이내 밀리기 시작해, 경기도를 벗어나기까진 제법 시간이 걸렸다. 그러고 나니 평온한 충청도를 지나 전라도권에 들어오니 이제는 쌓인 눈, 내리는 눈이 문제였다. 배와 비행기를 멈추게 했던 눈은 길에 그대로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발을 잡아 끌었다. 여섯시간 하고도 10분 가량이 찍혔던 네비는 배 시간을 맞춰야 한다는 불안감으로 자리했고, 휴게소에도 들르기 힘든 조건을 마련했다. 해남까지 와 점심을 먹고도 마음은 놓이지 않았다. 아이를 먹이는 것이 우선, 우리의 주린 배를 채우는 것이 우선이니 이것도 일.. 2023. 10. 23.
이립, 제주도에 뜻을 세우다. "이립? 이름이 특이하네." "응. 무슨 뜻인데?" "이립 지우학 지천명...나이 별로 뜻 세우고 공부 배우고 하늘의 뜻을 알고...무슨 카페길래?" 이립은 쌩~뚱맞은 위치에 있다. 한경면 중심에서 살짝 벗어난 위치인데 여느 제주도의 카페들이 그렇듯 먼저 그 공간이 자리를 잡고 나면, 그래서 사람이 좀 생기고 나면, 이어서 숙박이나 이웃 상가들이 생기는 그런 위치랄까. 그래서 한경면의 한적한 도로를 잠시 달리다보면 저 앞에 쌩뚱맞게 툭 튀어나온 건물이 있어서, "아 저긴가"하는 생각을 하면, 그게 맞다. 컨테이너로 세워진 3층 높이의 건물에, 차를 대고 헐벗은 계단을 올라서 실상은 3층 높이의 2층으로 올라가면, 이제 쌩뚱맞은 컨테이너에 유리벽으로 된 공간이 나오고, 그 문을 지나면, 여기까진 역시나 예.. 2023. 10. 23.
내가 사랑하는 카페, 뚜이 카페 뚜이를 처음 가본 것은 2020년 1월,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이었다. 나와 아내는 처음으로 제주도 장기 여행을 와서 20여일을 묵었다. 하루는 마침내 겨울 칼바람이 잦아들어 비양도에 갈 뱃길이 열렸다. 그래서 한림항에서 배편을 끊은 뒤 시간이 남아, 아침도 먹을 겸, 시간을 보내려 협재를 걷다가 불현듯 발견했다. 이 붉은 지붕을. 가볼까, 하고 나는 아내에게 말했고 아내는 선선히 그에 따랐다. 우리는 계단을 올라 카페 안마당에 들어갔다. 그리고 2년 뒤, 오늘, "죄송한데 사진만 찍고 내려가시면 안됩니다-." "아아. 들어갈 거예요 잠시만요." "네에 네에. 아 오늘 몇 팀이나 와서 사진만 찍고 가버렸어 속상하게-." 나는 우리 숙소에 잠시 머문 다른 부부 중, 형님쪽과 둘이 먼저 나온 참.. 2023.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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