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제주도6

여행자들이 머물다 가는 곳, 카페 제레미 제주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을 셋 정도 고른다면 중문과 성산 다음으로 애월을 꼽지 않을까. 문어라면집과 카페거리가 형성된 이래 가장 많은 사람이 오가는 곳, 그 분주함을 지나치면 작디 작은 카페 하나가 마치 자기 모습을 감추려는듯 전봇대와 가로수 너머로 자리잡고 있다. 모르면 영양 모를 것처럼 생긴 이곳, 제레미에는 “닫힌 것처럼 보이지만 열려있습니다.”라는 글씨가 문 앞에 붙어 먼저 여행자를 반긴다. 바 자리에 한 다섯명, 테이블 자리에 또 한 다섯. 주인장 바리스타는 두분이니 사람이 한 다스만 들어가도 꽉차는 작은 카페다. 우리는 바 끄트머리에 마침 두 자리가 나서 입장과 동시에 안내를 받았다. 겨울 비수기이기도 하고 이곳이 그 맛에 비해서는 너무나 조용히 숨어있는 카페라, 웨이팅 없이 앉.. 2023. 10. 23.
단언컨데 현시점 제주도 최고의 수제버거 슈퍼마켓화이트 버거스탠드를 발견한 건 지난 월요일, 다른 아내친구 일행과 코스를 잡아 돌기로 하고 애월에서 산방산 방향으로 내려가던 길목에서였다. 이 길이 한림 방면에서 모슬포 방향으로 직진할 수 있는 주요한 도로이긴 하지만 1차선인 좁은 길이라 눈에 확 들어오는 뭔가가 있는 길목은 아니다. 그런데 슝 하고 지나치던 내 눈에 그리 크지 않은 흰 간판이 채였다. 버거스탠드? 얼마 뒤, 짬이 나 한번 검색을 해보았다. 나는 이런 식으로 운전을 하다가 눈에 흥미가 가는 가게를 발견하면 기억했다가 검색해 저장을 하곤 한다. 검색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맛집을 찾아가는 비결이랄까. 예상대로 버거스탠드라는, 그리고 그 위에 슈퍼마켓이라고 쓰여있던 그 식당은, 평이 꽤나 좋은 곳인데다가 아내에게 설명하기 위해 조금 .. 2023. 10. 20.
제주도 금하순대에서 순대 족발 사먹기 그러니까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제주도에 당도한 첫날이었던듯한데. 아이를 재우고 겨우 침대에 몸을 누이고서 나와 아내는 이제부터 한달,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며 각자 검색과 계획 세우기의 시간을 보냈다. 여행의 첫날 밤, 아직 깨어지지 않은 기대를 가지고 치를 수 있는 호사다. 나는 누워서 한림의 여러 골목들을 인터넷으로 누비기 시작했고, 저렴한 흑돼지 돈까스 무한리필 집이라거나, 주민들이 주로 갈만한 돼지고기집이라거나, 등등을 성실히 찾아내고 있었다. 그런데 눈에 들어온 네 글자 금하순대. 이름은 순대인데 지도상에 아이콘이 식당 모양으로 생기진 않았다. 이런 경우에, 맛집은 아니라는 뜻일 터인데, 어럽쇼 탭해보니, 별점과 리뷰가 뜬다? 뭐지? 하고 조금 더 검색해보니, 식당이 아니라 공장이다.. 2023. 10. 20.
우리를 구해준 보보애월 여느 관광지와 비슷하게 해가 저물면 제주도는 갈만한 식당이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특히 제주시나 서귀포시를 벗어나면 각 읍 면 단위에는 고기집 정도를 제외하고는 외지인 입장에서 선뜻 찾아가기 어렵다. 대부분 7시반, 조금 인기 있는 곳은 그 전에 마감을 하며 그 밖의 집들은 검색을 통해 방문을 결정하기는 어렵다. 월요일에 나는 혼자 서울을 다녀올 일이 있었다. 그래서 아내와 아기가 아침 9시부터 밤 8시까지 아빠를 기다렸고, 내가 7시쯤 공항을 빠져나왔을 때 아내는 제주시에 있는 김밥집에서 포장을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러나, 마감 시간인 7시반이 되지 않았는데도 그 김밥집은 이미 마감 상태. 왕복 25분 거리를 헛걸음을 하고, 내 마음은 급해졌다. 우리 한달살이 숙박지인 애월에 도착하면 8시를 넘긴 .. 2023. 10. 2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