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제주도카페3

여행자들이 머물다 가는 곳, 카페 제레미 제주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을 셋 정도 고른다면 중문과 성산 다음으로 애월을 꼽지 않을까. 문어라면집과 카페거리가 형성된 이래 가장 많은 사람이 오가는 곳, 그 분주함을 지나치면 작디 작은 카페 하나가 마치 자기 모습을 감추려는듯 전봇대와 가로수 너머로 자리잡고 있다. 모르면 영양 모를 것처럼 생긴 이곳, 제레미에는 “닫힌 것처럼 보이지만 열려있습니다.”라는 글씨가 문 앞에 붙어 먼저 여행자를 반긴다. 바 자리에 한 다섯명, 테이블 자리에 또 한 다섯. 주인장 바리스타는 두분이니 사람이 한 다스만 들어가도 꽉차는 작은 카페다. 우리는 바 끄트머리에 마침 두 자리가 나서 입장과 동시에 안내를 받았다. 겨울 비수기이기도 하고 이곳이 그 맛에 비해서는 너무나 조용히 숨어있는 카페라, 웨이팅 없이 앉.. 2023. 10. 23.
이립, 제주도에 뜻을 세우다. "이립? 이름이 특이하네." "응. 무슨 뜻인데?" "이립 지우학 지천명...나이 별로 뜻 세우고 공부 배우고 하늘의 뜻을 알고...무슨 카페길래?" 이립은 쌩~뚱맞은 위치에 있다. 한경면 중심에서 살짝 벗어난 위치인데 여느 제주도의 카페들이 그렇듯 먼저 그 공간이 자리를 잡고 나면, 그래서 사람이 좀 생기고 나면, 이어서 숙박이나 이웃 상가들이 생기는 그런 위치랄까. 그래서 한경면의 한적한 도로를 잠시 달리다보면 저 앞에 쌩뚱맞게 툭 튀어나온 건물이 있어서, "아 저긴가"하는 생각을 하면, 그게 맞다. 컨테이너로 세워진 3층 높이의 건물에, 차를 대고 헐벗은 계단을 올라서 실상은 3층 높이의 2층으로 올라가면, 이제 쌩뚱맞은 컨테이너에 유리벽으로 된 공간이 나오고, 그 문을 지나면, 여기까진 역시나 예.. 2023. 10. 23.
내가 사랑하는 카페, 뚜이 카페 뚜이를 처음 가본 것은 2020년 1월,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이었다. 나와 아내는 처음으로 제주도 장기 여행을 와서 20여일을 묵었다. 하루는 마침내 겨울 칼바람이 잦아들어 비양도에 갈 뱃길이 열렸다. 그래서 한림항에서 배편을 끊은 뒤 시간이 남아, 아침도 먹을 겸, 시간을 보내려 협재를 걷다가 불현듯 발견했다. 이 붉은 지붕을. 가볼까, 하고 나는 아내에게 말했고 아내는 선선히 그에 따랐다. 우리는 계단을 올라 카페 안마당에 들어갔다. 그리고 2년 뒤, 오늘, "죄송한데 사진만 찍고 내려가시면 안됩니다-." "아아. 들어갈 거예요 잠시만요." "네에 네에. 아 오늘 몇 팀이나 와서 사진만 찍고 가버렸어 속상하게-." 나는 우리 숙소에 잠시 머문 다른 부부 중, 형님쪽과 둘이 먼저 나온 참.. 2023. 10. 23.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