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대전3 홍차가게 소정의 사뿐한 여유로움 홍차가게 소정에 도착하면 뜻밖에도 정겹고 그리운 물상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서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옛 버스정거장이라니. 그것도 말끔하게 관리된. 이런 풍경은 조금 멀리 시골로 들어가야 볼 수 있지 않나 요즘. 가뜩이나 이곳까지 오는 길도 여유로운 호사다. 위쪽의 충복 보은에서 내려오는 길은 대청호반 도로고, 옥천에서 올라오는 길은 양쪽으로 가로수가 그득한 소로로, 사철 언제 오더라도 한적하게 오기 좋다. 소정이 자리잡은 곳은 대전에서 동쪽, 옥천에서 살짝 언덕을 하나 넘어가면 된다. 그 옥천은 대전시의 위성도시라고 할까, 행정구역상으론 충남도청 소재지였던 대전과 충북 옥천은 구분되지만, 어릴적 우리 가족은 옥천과 금산에 주말 나들이를 다녀오곤 했다. 아직까지도 위로는 금강과 대청호, 아래로는 큼지막한 .. 2023. 10. 23. 눈 오는 날 대청호, 롤라, 너에게 떡볶이는 무엇인거니 "어, 저 이거 빌려가도 되는 건가요?" "네 그거 가시기 전에 반납만 해 주세요. 벌써 하루 사이에 절반이 없어져서요." "아. 아아. 아하아. 네." 오전 10시 5분. 카페는 갓 오픈하여 빵을 구워 매대에 내고, 쏟아진 함박눈에 급히 대처하기 위하여 통행로에 박스를 까는 등 분주하다. 나는 짐을 풀고, 아이 기저귀를 갈아주고, 아내가 주문을 하고 자기 블로그에 올릴 사진들을 취재하는 동안에 카페에 있던 산타 모자와 루돌프 머리띠를 빌려, 부리나케 밖으로 나왔다. 눈. 보기 드문 함박눈이 대전에 펑펑 내리고 있다. 부부동반 모임이 대전에 잡혔다. 12살에 고향을 떠나온지 벌써 30년이 되어가지만, 1년에 서너번은 와서 벌초도 하고 차례도 지내고 제사도 하고, 그래도 아직은 어디 가서 대전 사람이라고 .. 2023. 10. 23. 70년 전통의 대전 원미면옥, 그 독창적 미감 양양에 가면 도토리막국수를 다루는 집이 있다. 막국수 자체의 퀄리티도 괜찮거니와 메밀면과 도토리면을 골라 먹을 수 있다는 메리트로 여름엔 꽤나 사람이 몰리는 집이다. 평상에서 먹는 자리도 있어 시골집 기분을 내기 그만이다. 밀가루로 뽑아낸 탱글한 면, 메밀로 뽑은 달달하고 부드러운 면, 고구마 전분을 섞은 쫄깃한 면. 각각의 개성이 있다는 것이 우리가 국수를 먹는 그 본령일 것인데, 이렇게 새로운 식감의 면을 맛보며 넓어지는 맛의 지평은 미식의 즐거움을 새삼 일깨우는 일이다. 도토리면의 그, 툭툭 부드럽게 끊어지는듯하면서도 또 부드럽게 혀에 감기는 맛이 말이다. 꼭 이 집이 도토리면인지는 모르겠으나, 나에겐 그만큼 새로운 경험이었달까. 육수부터 면까지. 원미면옥은 대전에서 대청호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다... 2023. 10. 23.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