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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6

돈 값 하는 황게파스타, 이에프쿠치나 한달살이를 한다고 방을 잡아놓고서는 매일 같이 손님들을 맞는다. 그래서 우리들끼리 시간을 보내는데 제약이 있지만, 짧은 일정으로 방문해서 우리 숙소에서 묵고 간 친지들이 하루 세끼 계획을 세워서 우리를 끌고 다녔기에 편한 점도 있었다. 우리에게 시간이 주어지자, 우리는 바삐 여행계획을 짜기 시작했고, 그럼에도 당장 한끼 한끼 적당한 식당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애월에 숙소를 잡은 게 역효과를 불렀다. 첫 한달살이 때 대정에서 보름, 세번째 한달살이 때 애월에서 20일을 머물다 갔기 때문에 애월이나 한림 주변에 한번씩은 다 가본 것이다. 나야, 단골처럼 한곳을 찜해두고 가고 또 가는 것을 선호하지만 아내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갈 곳이 이리 많은데 어딜 갔던 곳을 또 가냐는 말. 그러다보니 느즈.. 2023. 10. 20.
50년 경력 중식 달인의 어느 작은 짬뽕집 "잘먹었습니다. 계산은-..." "오빠가 해." "어? 나 이거 만질 줄 모르는데." 점심시간, 하루 단 네시간 열리는 바쁜 짬뽕집에서는 손님들이 손수 카드결재까지 하고 가는 모습을, 밖에 서서 대기하면서 볼 수 있었다. 손님들은 손수 그릇을 정리해 반납까지 하고, 카드결재까지 알아서 하고 갔다. 우리도, 사장님 내외께서 한시도 쉬지 못하고 내내 주방과 홀을 오가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카드결재까지 시도해보려 했으나 기계를 만질 줄 모르니 실패. 이내 오너쉐프인 사장님께서 웃으며 오셔서 묻는다. "안돼요?" "네 할 줄 몰라서." "가만보자 얼마죠?" "고추짬뽕이랑 간짬뽕에 공깃밥, 21000원이요." "네에-." 나는 그때가 되어서야 사장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70대는 훌쩍 넘겼을 주름 가득.. 2023.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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